조조 무덤 확인 DNA 검사가 핵심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5일 17시 19분


중국에서 지난해 말 발견된 삼국시대 조조(曺操·155-220)의 무덤에 대한 진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전자(DNA) 검사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허난(河南) 성 문물국의 판웨이빈(潘偉斌) 발굴팀장은 "무덤에서 나온 유골에 대한 DNA 검사에 진전이 있으면 조조의 무덤이 맞다는 또 다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허난 성 측이 DNA 검사에 나선 것은 최근 허난 성 안양(安陽) 현 안펑(安豊) 향 시가오쉐(西高穴) 촌에서 발굴된 조조의 무덤에 대한 의심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난 성 문물국이 조조의 무덤이라는 증거로 제시한 '위 무왕(조조)이 사용하던 창'이라고 새겨진 창도 지금까지 수차례 도굴이 이뤄졌는데 남아있는 것이 의심스럽고 누군가 고의로 반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DNA 검사를 통해 확인하려면 먼저 발굴된 두개골에서 DNA가 추출되어야 한다. 또 여기서 추출된 DNA를 '조조의 후손'이라고 확인된 사람들의 DNA와 대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DNA 검사만으로 두개골의 주인이 정확히 조조인지를 100%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친자 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하는 경우 친자식인지 여부는 가릴 수 있지만 유전자 정보만으로는 몇 째 아들이나 딸인지까지 확인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두개골에서 DNA를 추출하고 많은 '진짜 조조 후손'들을 찾아내도 DNA 대조를 통해서는 무덤의 주인이 넓은 의미의 '조조 가계'내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인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조조 본인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는 것. 일부에서는 1951년에 발굴된 조조의 아들 조식 유해에서 DNA를 추출해 대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여기저기서 조조의 후예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 이들이 진짜 조조의 후예인지를 검증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DNA 검사를 받겠다고 나선 사람도 5명에 이른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허난 성 문물국은 DNA 검사를 통한 조조 무덤 확인을 주장하고 있으나 DNA 대조 작업까지 가는데도 어려움이 많은데다 대조 검사 결과가 나와도 진위 논란을 쉽게 가라앉히지는 못할 전망이다.

허난 성은 조조 무덤이라고 발표한 고릉 주변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조 무덤 주변에 당시 신하들의 무덤이 같이 있거나 조조 무덤을 확인해 줄 방증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왕 무덤 주변에 대신과 장군 무덤을 배치하는 '배장(倍葬)' 풍속이 있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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