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자와 방중, 방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0일 18시 53분


코멘트
일본 집권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10일 오후 630명의 초대형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홍콩 중국평론신문망은 이날 '일본 국회 절반이 중국에 왔다'는 다소 과장된 제목으로 오자와 간사장의 방중을 알렸다. 오자와 간사장은 10, 11일 방중 이후 곧장 한국에 와 13일까지 머무른다.

이번 방중단 규모는 국회의원만 143명으로 사상 최대다. 민주당 의석의 3분의 1 이상이 이번 방중단에 합류했다. 2002년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 수교 30주년 기념식 때 일본 여야 국회의원 85명이 참석한 최다 기록을 가볍게 깼다.

의원 가운데 대부분은 이른바 '오자와 칠드런'으로 불리는 오자와 간사장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초선의원들이다. 하지만 고시이시 아즈미(興石東) 민주당 참의원 회장이 방문단의 명예단장을, 야마오카 겐지(山岡賢次) 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방문단장을 맡았다. 이들은 일본 정계의 거물로 오자와 간사장의 오른팔, 왼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기업가들도 앞 다퉈 자비로 참가해 참가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고 한다. 규모가 워낙 크고 참가자가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어 비행기 1대로 오지 못했다. 이날 하루 일본 도쿄 하네다(羽田), 나리타(成田)공항과 오사카 간사이(關西)공항 등 공항 3곳에서 비행기 5대에 나눠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번 방중은 일본 민주당과 중국 공산당의 당 대 당 차원의 교류활동이다. 또 오자와 간사장이 1986년부터 주도해 온 일중 민간 교류사업인 '장성(長城)계획'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중국 측에 일본 민주당 내 자신의 입지를 확인시켰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동생인 자민당의 구니오(邦夫) 의원은 최근 일본 NHK에 출연해 "형의 절반은 오자와 간사장이, 상반신은 일본의 노동조합이 잡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그는 일본 정계의 실력자다.

또 이번 방문으로 오자와 간사장이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장성계획에 따라 거의 매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왔다. 매 방문 때마다 중국 최고위층을 만나왔다.

중국 측도 환대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자와 간사장을 만났다. 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주최하는 만찬도 이날 저녁 열릴 예정이다. 또 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도 만난다. 그와 리 부총리는 교류가 깊다. 리 부총리가 랴오닝(遼寧) 성 서기로 션양(瀋陽)에 있을 때 오자와 간사장이 베이징을 거쳐 션양을 가기도 했다. 리 부총리도 과거 일본을 방문할 때 오자와 간사장의 별장에 머물렀다고 알려졌다.

오자와 간사장은 11일 오후 베이징을 떠나 한국을 방문한다. 일행을 베이징에 둔 채 비서관과 경호원을 각 1명씩을 대동한 단출한 일행이다. 한국에서는 국민대 강연과 바둑기사 조훈현 9단과의 대국이 예정돼 있다. 또 12일 저녁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만찬을 갖는다. 외교부 관계자는 "민주당 집권 이후 오자와 간사장의 첫 방문이지만 국민대 일본학연구소가 초청을 한 개인적 방문이라 수행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개인적 차원의 방한이어서 정부와의 공식적 자리는 없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오자와 간사장의 방한 사실을 안 뒤 이 대통령과의 만찬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