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단지? 알고보니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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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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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전격발탁 32세 흑인미녀 야드 장관
사사건건 정책비판… 인기 높아 퇴출도 어려워


프랑스 정치권의 스타. 32세에 장관으로 전격 기용된 미모의 흑인 여성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나의 콘디 라이스(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라며 총애했던 인물. 프랑스 정부의 인종 다양성과 여성 우대 정책의 표본…. 라마 야드 스포츠장관(사진)을 설명해 온 표현들이다.

그랬던 야드 장관이 이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눈 밖에 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인권 담당 외교장관을 거쳐 현재 스포츠장관을 맡고 있는 야드 장관이 최근 정부 정책에 잇따라 반대하며 껄끄러운 비판을 내놓은 것이 문제가 됐다.

그는 사르코지 정부가 프로 운동선수들의 세금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달 사르코지 대통령 아들의 특혜 족벌정치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장관들 중 유일하게 “국민이 오해할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비판에 동참했다. 올해 6월 있었던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라는 대통령의 권유를 단칼에 거절했던 것도 심기를 건드렸다.

야드 장관의 이런 태도에 다른 동료 장관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야드 장관의 변덕 때문에 정부가 일치단결하는 화합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정부 정책에 동의 못하겠다면 차라리 사임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야드 장관이 내년 개각 때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성 법무장관에 발탁되어 주목을 끌었으나 유럽의회로 사실상 쫓겨난 라시다 다티 장관의 뒤를 이어 정권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여성 장관 대열에 동참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

하지만 야드 장관이 거침없는 발언으로 현직 장관 중 지지도 1위라는 게 사르코지 정부에는 딜레마다.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대통령으로서는 쉽게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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