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의존성 심화시킬뿐” 오바마 회의중에 긴급전보 파병규모 2만~4만 거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미군 증파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칼 에켄베리 주아프간 미국대사가 아프간 미군 증파를 정면 반대하고 나서 새 국면을 맞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11일(현지 시간) 오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증파와 관련해 안보팀 회의를 주재했으나 구체적인 파병 규모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에켄베리 대사는 회의 직전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정부가 부패를 척결할 때까지 미군 증파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긴급 전보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 출신인 그는 카불에서 화상으로 안보팀 회의에 참여했다. 에켄베리 대사는 카르자이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우려하면서 아프간 미군 증파는 오히려 대미의존성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같은 주장은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의 4만 명 이상 파병 요청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비공개로 2시간가량 열린 회의에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 의장은 3만 명 이상의 미군을 증파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3만 명의 미군 증파안에 찬성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안보팀 회의에서 4가지 안을 검토했다. 첫 번째 안은 2만∼2만5000명의 병력을 증파하는 것이고, 중간 수준인 3만 명이 두 번째 안,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요청한 4만 명 이상은 3번째 안으로 거론됐다. 최근에 추가된 4번째 안도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4번째 안은 파병 규모에 따라 미국이 얼마나 많은 아프간 병력을 통제할지가 달라질 것이며, 전쟁 일정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미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를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안보팀에서 내놓은 4가지 방안에 만족하지 못했으며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 주둔 미군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현재 임무를 아프간 정부에 이양할지 명확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까지 예정된 아시아 순방 기간에 심사숙고를 거듭한 후 23일 이전에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내다봤다.
한편 CNN과 오피니언리서치가 10월 30일과 11월 1일 이틀 동안 성인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가 추가 파병을 반대했고 42%는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