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공쿠르 문학상 흑인 여성 첫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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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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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계 은디아예의 ‘강한 세 여성’

세네갈계 프랑스 작가 마리 은디아예 씨(42·사진)가 프랑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공쿠르 문학상 수상자로 2일 선정됐다. 은디아예 씨는 105년 공쿠르상 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수상자다. 그는 1967년 프랑스 파리 남쪽 피티비에에서 프랑스인 어머니와 세네갈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고교를 다니던 17세 때 첫 소설을 발표했고, 이후 프랑스 문단에서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극작가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고전극 공연으로 유명한 국립극장 코메디 프랑세즈의 공연 목록에 작품을 올린 작가 중 살아있는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수상작인 ‘강한 세 여성(Trois femmes puissantes)’은 아프리카와 프랑스를 넘나들며 힘겨운 삶과 수치, 굴욕에 맞서 인간의 품위를 지켜내는 세 여성 노라 판타 카디의 이야기를 담았다. 9월 출간되자마자 비평가들의 찬사 속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AFP통신은 이 작품이 그의 최근 여러 작품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와 과거 유럽 제국 간의, 흑인과 백인 사이의 곡절 가득한 인연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 작품에 대해 “완벽하게 투명하고 독창적인 그의 목소리는 의미 없는 지저귐 위로 솟아오른다”고 평했다.

은디아예 씨는 2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여성’과 ‘공쿠르 상’이라는 단어가 함께 나열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세네갈인 아버지를 뒀지만 20세가 되기 전까지는 세네갈에 가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사람들이 피부 색깔과 이름에 비춰 나를 아프리카계로 아는 것을 제외하고 나의 뿌리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나는 100% 프랑스 문화 속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 영화감독 클레르 드니와 함께 영화 ‘화이트 머티리얼’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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