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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0월 1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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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9일자 2면 전면과 3면 일부를 할애해 1만8000자에 달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특별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이번 기고를 통해 지난달 열린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에서 통과된 ‘새로운 형세 아래 당 건설을 강화하고 개진하기 위한 중대문제 결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고문의 제목도 이 결정의 이름과 거의 비슷하다. 당무를 총괄하는 중앙서기처 서기인 시 부주석은 대회 진행의 책임자였다.
내용은 4중전회의 결정이 골격이지만 발표 형식은 극히 이례적이다. 한 전문가는 “2000년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가 이런 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 부주석은 이변이 없는 한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이을 인물로 예상된다.
시 부주석은 “새로운 시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당의 뜻에 맞지 않는 문제가 당내에 여전히 존재한다”며 “당의 창조력과 응집력, 전투력을 훼손할뿐더러 뼈와 살처럼 밀접한 당과 인민의 관계를 크게 해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이 인민과 분리된다면 군중의 지지를 잃게 되고 결국 집권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청렴성 강화와 부패 척결, 당 하부조직 간부에 대한 직접선거 확대와 당무공개 범위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짐했다.
홍콩의 원후이(文匯)보는 이 기고문이 ‘과도한 권력집중을 극복하고 개인의 전횡을 막도록 영도체제를 개혁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10일 분석했다. 형식이나 내용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과도한 권력집중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권력집중은 △회의에 한 사람의 말만 있고 △재정지출은 한 사람의 연필로만 가능하고 △인사는 한 사람의 말로 결정된다는 식으로 풍자되고 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17기 4중전회에서 지방 당 간부들에 대한 직선제를 확대하고 지방 당 대표대회 상설화를 추진하는 등 당내 민주화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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