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가키 ‘위기의 자민’ 구할까

  • 입력 2009년 9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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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다니가키 사다카즈 신임 자민당 총재가 일본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신화 연합뉴스
28일 다니가키 사다카즈 신임 자민당 총재가 일본 도쿄 자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신화 연합뉴스
총재 선출… “정권 되찾겠다”

일본 자민당이 28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재의 후임으로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64) 전 재무상을 선출했다. 자민당이 야당인 상태에서 총재 선거를 치른 것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이 총재로 선출됐던 1993년 이래 16년 만이다.

다니가키 총재는 이날 도쿄 당 본부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을 통해 “당을 재생시켜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당 재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총재 직속의 ‘정권 구상회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 생각을 반영해 정책화하는 기능이 약해서 8·30 총선에서 패배했다”고 진단한 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때까지 전국을 돌면서 지방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니가키 총재는 과학기술청 장관, 국가공안위원장, 재무상, 국토교통상, 당 정조회장 등을 지낸 정책통으로 10선 의원이다.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총리를 겸임하지 못하는 두 번째 자민당 총재로 임기는 2012년 9월 말까지 3년.

이날 선거에서 다니가키 총재는 중·참의원 의원 199명과 지방대표 300명으로 구성된 499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300표를 얻었다. 그는 모든 의원이 당 운영에 참가한다는 취지의 ‘전원 야구’를 기치로 내세우면서 안정감을 호소하는 전략으로 당내 각 파벌 중진급 인사들부터 소장파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자민당은 8·30 총선 참패 직후 아소 전 총리가 총재직을 사임한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지도체제를 정비했다. 다니가키 총재는 54년 만에 선거 참패로 야당에 정권을 내준 뒤 패배주의에 젖어 있는 당을 재건하고 강력한 야당으로 탈바꿈시켜 정권을 탈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장 시급한 일은 새 집행부를 구성한 뒤 ‘낡은 정당’ ‘정치부패 정당’이란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과거 유산인 파벌정치를 마무리하고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첫 관문은 새 집행부 인사에서 파벌 안배 등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개혁적 소장파 의원을 얼마나 배치하느냐는 것. 내년 참의원 선거가 다니가키 총재의 첫 시험대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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