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알리바바는 10∼12일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에서 3000여 명의 고객업체 관계자와 전 세계 120명의 외신기자를 초청해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행사장에서 키가 160cm가 채 안 되는 마 회장은 “인터넷으로 무장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출발선에서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그런 중소기업의 성공을 위해 알리바바가 있다”고 외쳤다. 아서 장 해외사업총괄부사장은 ‘알리바바를 위협할 경쟁사가 누구냐’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알리바바만큼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이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알리바바를 직접 접해 보니 왜 그렇게 자신감이 높은지 수긍이 갔다. ‘우리는 인터넷업체가 아닌 중소기업의 성공을 돕는 서비스업체’라는 슬로건에서 강한 호소력이 느껴졌다. 창업 이래 뎬샤오얼(店小二·과거 중국의 찻집이나 음식점에서 직원들이 먼 데서부터 종종걸음으로 와 손님에게 인사하는 것)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뒤에는 직원들의 보너스를 올려주며 직원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이 회사 상황실에는 240개 국가와 지역, 3300만 회원이 전 세계에서 벌이는 거래현황이 30초 단위로 업데이트돼 실시간으로 체크된다. 한때 남송(南宋)의 수도로 중화문명의 중심이었던 항저우가 앞으로 ‘알리바바 스탠더드’와 ‘마윈 웨이’를 통해 인터넷 상거래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알리바바와 한국무역협회는 15일부터 알리바바닷컴의 중국판에 한국 중소기업 전용관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거인의 등을 타고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 항저우에서
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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