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브룩-카르자이 ‘아프간대선’ 설전

  • 입력 2009년 8월 29일 02시 58분


“결선투표 치러야”“폭력사태 부른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리처드 홀브룩 미국 아프간·파키스탄 특사가 아프간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28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홀브룩 특사는 대선일 다음 날인 21일 카르자이 대통령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여러 대선 후보가 제기하고 있는 선거부정 논란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 선거절차는 지켜져야 하며 결과가 무엇이든지간에 존중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홀브룩 특사가 선거부정 논란과 선거결과를 성급하게 결론지으려는 시도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사실을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홀브룩 특사가 선거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결선투표가 실시돼야 한다는 점을 두 번씩이나 강조하자 카르자이 대통령이 매우 화를 내며 반발했다고 BBC는 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결선투표를 할 경우 민족 간 폭력사태가 불붙을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로이터는 말싸움을 통해 표출된 미국의 불편한 심기는 아프간 대선 자체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불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카르자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위해 군벌 지도자들과 손을 잡는 모습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실망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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