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달러 지폐 90% 코카인 오염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6분


17개市수거 조사… “돈 말아 흡입할때 성분 남아”

미국의 달러 지폐 10장 가운데 9장이 마약의 일종인 코카인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18일 “그동안 달러 지폐가 코카인에 오염돼 있다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는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마약소비국이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연구팀은 17일 미국화학협회 연례총회에서 “미국 17개 도시에서 234장의 지폐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90%에서 코카인 성분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한 웨강 쭤 교수는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게 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머니 말씀이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폐가 코카인에 오염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경기 침체와 관련이 있다”며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코카인에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약 거래에 지폐가 사용되거나 지폐를 말아 마약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마약 성분이 종이에 남게 된다. 연구팀은 무려 90%의 달러 지폐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데 대해 “이미 코카인에 오염된 은행의 지폐계수기를 통과하면서 다른 지폐들도 코카인에 오염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1달러 지폐보다는 5, 10, 20, 50달러 지폐에서 코카인 오염 사례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 워싱턴에서 수거한 달러 지폐의 95%에서 코카인 성분이 발견돼 미국 내 도시 중 가장 오염도가 높았다. 반면 지폐의 코카인 오염이 가장 적은 도시는 모르몬교의 본산인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인 것으로 조사됐다. 쭤 박사는 “마약 흡입에 직접 사용된 지폐가 아닌 일반적인 지폐라면 많은 양의 코카인을 맡기 어렵다”며 “건강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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