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일요일 영업금지’ 103년 만에 깨졌다

  • 입력 2009년 8월 18일 02시 55분


프랑스에서 103년 만에 처음으로 일요일 영업이 허용된 16일 파리의 루이뷔통 매장에 손님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날은 문을 연 상점이 많지 않았지만 휴가철이 끝나는 9월부터는 일요일 영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파리=EPA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103년 만에 처음으로 일요일 영업이 허용된 16일 파리의 루이뷔통 매장에 손님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날은 문을 연 상점이 많지 않았지만 휴가철이 끝나는 9월부터는 일요일 영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파리=EPA 연합뉴스
파리 등 대도시 상점 1주일 내내 영업

1906년부터 고수돼 온 프랑스의 ‘일요일 영업금지’ 전통이 103년 만에 깨졌다. 프랑스 정부가 일요일 영업금지 완화 법안을 관보에 게재해 공포(公布) 절차를 거침에 따라 16일부터 파리, 마르세유, 릴 등 주요 대도시의 상점과 쇼핑몰 등은 일요일에 합법적으로 문을 열고 영업을 했다.

이날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명품점 루이비통과 가방 전문점인 랑셀 등 일부 대형 상점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프랑스 라디오 국제방송은 “이날은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았지만 (휴가철이 끝나는) 9월부터는 각 상점이 직원들의 일정을 조정해 일주일 내내 영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프랑스 의회는 7월 일요일 영업금지 완화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으며 사회당 등 야당이 이에 반발해 헌법위원회에 위헌 소송을 냈지만 헌법위는 이달 6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어떤 상점들을 일요일 영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등 세부 시행방안을 9월 중에 결정해야 한다.

프랑스 내에서는 여전히 일요일 영업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일요일 영업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관광객들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뉴스 전문채널인 유로뉴스는 “1세기 동안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 ‘신성불가침’한 날이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과 노동자가 많다고 전했다. 파리의 BHV 백화점 직원들은 15일 일요일 영업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였다. 사회당 소속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도 일요일 영업 전면 시행에 반대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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