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복한 가정’ 모델 무너지다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한자리에 모인 존 고슬린, 케이트 씨 부부와 여덟 자녀의 단란한 한때. 이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며 부부는 다자녀 가정의 모델로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최근 남편의 불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며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 출처 유에스매거진닷컴
한자리에 모인 존 고슬린, 케이트 씨 부부와 여덟 자녀의 단란한 한때. 이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며 부부는 다자녀 가정의 모델로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최근 남편의 불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며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 출처 유에스매거진닷컴
TV리얼리티쇼 출연 8남매 가족

남편 외도로 ‘불륜 드라마’ 전락

존 고슬린 씨(32)와 케이트 씨(34) 부부는 8남매를 둔 스타다. 이들은 2000년 인공수정으로 딸 쌍둥이와 2005년 여섯 쌍둥이를 낳을 때까지 평범한 미국인이었다. 이들의 인생이 바뀐 것은 2007년 고슬린 씨 가족의 육아기 등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TV를 통해 방영되면서부터.

한국계 혼혈인 존 씨는 자상한 동양계 아버지의 대표 모델로 부상했고 가족은 다자녀 가정의 모범 사례로 각광받았다. ‘존 앤드 케이트 플러스 8’이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980만 명에 이르렀고 고슬린 씨 부부는 돈방석에 앉았다. 단란한 가정과 엄청난 재력을 동시에 거머쥐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세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이 다시 한 번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12일 결혼 1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각자 다른 곳에서 결혼기념일을 보냈다고 UPI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케이트 씨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워너스빌 자택에 머물며 외출할 때는 남편 대신 보디가드를 대동했다. 또 집 주변을 맴도는 파파라치를 내쫓기 위해 경찰을 부르는 등 하루 종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존 씨는 결혼기념일 이틀 전 집을 나간 뒤 주말 내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 부부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케이트 씨의 생일에도 이들 부부는 각자 다른 장소에서 따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두 사람도 최근 몇 달 동안 자신들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행복한 미국 가정의 전형’으로 불리던 고슬린 씨 가족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두 사람이 갈등을 빚기 시작한 것은 올해 4월. 존 씨가 9세 연하의 여교사 디애나 허멀 씨와 오전 2시에 데이트하는 현장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담기면서부터다. 이후 존 씨가 이 여성과 불륜 관계라는 보도가 타블로이드 1면을 연일 장식했고 케이트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불성실한 결혼 생활을 탓했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도 프로그램은 지난달부터 ‘시즌 5’가 새로 시작됐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더는 고슬린 씨 부부가 서로를 어떻게 배려하는지, 여덟 자녀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있지 않고 이들 부부가 TV를 통해 얼마나 더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고 망가지는지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고슬린 씨 부부가 사이가 나빠졌는데도 오직 돈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계속 출연한다고 본다. TV를 통해 행복한 가정의 ‘리얼리티’를 보며 만족하던 시청자들은 배신감을 느끼며 채널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방영분 시청자 수는 570만 명으로 집계돼 지난 시즌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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