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코앞인데…” 아소 내각 지지율 다시 20%대 추락

  • 입력 2009년 6월 9일 02시 54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는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 자민당이 고심하고 있다. 올해 초 한 자릿수까지 내려갔던 내각 지지율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힘입어 지난달 중순에는 30%까지 올라갔지만,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다시 29.5%로 내려갔다.

총리에 적합한 인물에서도 아소 총리는 33%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의 44%에 크게 뒤졌다. 정당 지지율은 자민당이 0.8%포인트 차로 간신히 앞섰지만 ‘차기 중의원 비례대표에서 어느 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 39%, 자민당 29%로 벌어졌다. 5월 중순 하토야마 대표체제를 출범시킨 민주당은 상승추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7월 12일 도쿄도의원 선거에 대해 도쿄신문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민주당 지지율 32%, 자민당 20%로 나타났다. 자민당의 부진에는 의원세습과 정치자금 문제 등 정치개혁 이슈를 던져놓기만 하고 마무리하지 못하는 데 대한 실망감, 니시카와 요시후미(西川善文) 일본우정 사장의 연임을 둘러싼 여권의 알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응답은 28%로 지난달 조사 때의 21%보다 7%포인트 올라갔다. 민주당의 상승 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자민당은 국회해산 시기를 잡기 어렵고 정국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식을 느낀 아소 총리는 지바(千葉) 시장, 시즈오카(靜岡) 현 지사, 도쿄도의원 등 잇따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지원유세에 일일이 참석하는 등 지지율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직 총리가 지방선거 후보를 꼬박꼬박 찾아가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아소 총리는 특히 유권자를 상대로 민주당의 안보정책을 비판하면서 대북 제재를 역설하는 등 보수층 결집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북한 핵실험에 따라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88%에 이르는 점을 의식한 대응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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