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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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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23일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일주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24일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에서 ‘윤리와 정신의 본질’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뒤 뉴욕과 보스턴도 방문할 예정이다.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윤리문제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한다. 하지만 워싱턴 방문이나 미국 정부관리와의 면담은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방미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우리는 그가 어떤 나라에서든, 어떤 자격이나 명분으로 하든 분리주의 활동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달라이 라마가 미국 내에서 분리주의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이날 중국을 ‘어린아이처럼 구는 대국’에 비유한 뒤 “초강대국이 가져야 할 도덕적 권위를 결여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199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뒤 빠짐없이 그를 만났다. 유럽에서는 2007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지난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가 한때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는 올해 10월 워싱턴을 방문한다. 워싱턴 관측통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피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과의 협력을 바라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