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수출 회복세 가장 빨라”

  • 입력 2009년 3월 19일 21시 48분


한국과 대만이 아시아 신흥국 중 가장 빠르게 수출이 회복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JP모건체이스뱅크가 최근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의 수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전월대비 월평균 10% 이상 감소했으나 올해 1, 2월은 2.7% 감소에 그쳐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한국의 2월 수출은 1월보다 19.9%나 증가했지만 설날 연휴 영향이 크기 때문에 1, 2월 2개월분 수출을 더해서 비교한 것.

JP모건은 "한국과 대만이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벨웨더(bellwether)'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수요와 교역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두 국가가 '희망적'인 신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벨웨더'는 목에 방울을 달고 다른 양을 이끄는 '길잡이 양'이라는 말로 미래 일어날 사건이나 트렌드를 예견할 수 있는 징표를 뜻한다.

한국과 대만의 수출 호조는 양국의 수출 상대국 1위인 중국의 내수 회복을 뜻하며 이러한 수출 호조가 다른 신흥국까지 이어진다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볼 수 있다는 것.

이종규 한국은행 금융연구실장은 "한국의 수출 감소세가 경쟁국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수요는 줄고 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 증가 효과가 올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오르더라도 처음에는 오히려 국제수지가 악화됐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야 수출이 늘기 시작한다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J커브 효과'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결국 지난해 시작된 원화 가치 하락이 J커브 효과에 따라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고 이는 중국의 내수부양과 맞물려 세계 경제 회복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실장은 "최근 서울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해외로부터의 자본유입이 활발한 것도 한국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희망적 징표"라고 주장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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