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전문인력 육성 기여할터”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51·해양법·사진)가 6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 유엔해양법협약(UNCLOS) 특별 당사국 총회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에 선출됐다. 지난해 11월 별세한 박춘호 재판관 후임으로 선출돼 잔여 임기인 2014년 9월까지 활동하게 된다.
백 교수는 155개국이 참여한 투표에서 당선 유효표의 3분의 2(104표)를 넘긴 113표를 얻어 경쟁자인 인도네시아 누그로호 비스누무르티 전 주유엔 대사(68)를 눌렀다.
독일 함부르크에 본부가 있는 ITLOS는 21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최고 권위의 해양분쟁 해결 국제법률기구다. 한국은 1996년 재판소 출범 당시부터 고 박 전 재판관이 당선돼 활동해왔다.
국적과는 독립된 국제공무원이어서 중립적으로 재판해야 하지만 ITLOS에 자국의 재판관을 두는 것 자체가 해양 분쟁에서 국익을 보호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 일본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계를 획정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본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재판관 자리를 유지한 것이 큰 의미를 갖는다.
백 교수는 당선 직후 뉴욕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판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 신뢰를 쌓고 재판소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 개발도상국과 작은 섬 국가들의 해양법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엔 사무차장 대우를 받는 ITLOS 재판관은 9년 임기로 연임이 가능하며 현재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각각 5명, 중남미와 서유럽에 각각 4명, 동유럽에 3명씩 등이다. 아시아 재판관은 한국 외에 중국 일본 인도 등이다.
백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미 컬럼비아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으며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