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라운 총리 미국서 홀대 받아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오바마 환영 인사말 생략

양국관계 이상기류 감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유럽 국가 지도자 가운데 처음 미국을 방문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냉대’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동안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양국 관계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의례적인 환영의 인사말조차 없이 바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브라운 총리를 멋쩍게 했다.

정상회담을 위해 영국 총리가 방문할 때마다 양국 정상은 공항에서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TV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생략됐다.

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2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초대해 친근감을 보여줬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운 총리를 이 별장에 초대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국 정상에게 이런 차가운 대접을 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기류는 전부터 감지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뒤 백악관 집무실에 있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흉상을 영국에 돌려주자 ‘양국 우정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21일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라운 총리의 방미를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를 처칠 전 총리 시절 때부터 써왔던 ‘특별한 관계’라는 표현 대신 ‘특별한 파트너’로 격을 낮췄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양국 관계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더욱 실어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운 총리는 4일 미 의회 연설에서 “역사가 보여주듯이 보호무역은 결국 아무 것도 보호하지 못한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을 비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