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주먹 펴면 손 내밀것” 오바마, 백악관 공식업무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이라크 철군-경기부양책 논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1일 오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 등 국가안보 관련 고위 당국자와 군 사령관들을 소집해 안보 현안 및 이라크 철군 방안 등을 협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경제 참모들을 소집해 경기부양책 등 경제 회생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오바마 백악관은 20일 오후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명의로 행정부처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대선과 취임식 사이에 만든 모든 행정법규(regulation)의 시행을 중단하고 내용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부시 행정부가 퇴임 직전 만든 이른바 ‘심야 법규(midnight regulations)’ 가운데는 △국립공원 내 무기 반입 허용 △근로자 병가 축소 등 논란을 불러일으킨 게 상당수다.

오바마 정부는 또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진행 중인 9·11테러 용의자에 대한 재판을 포함한 모든 법적 절차를 120일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관타나모 군사법원은 21일 그 첫 조치로 캐나다인 오마르 카드르 사건의 재판을 120일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부패와 사기, 반대자에게 재갈을 물림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당신이 주먹을 펼 의향이 있다면 우리도 손을 내밀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하면서 사용한 논리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적극적인 설득과 포용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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