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크라이슬러 지분 35% 인수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55%까지 늘릴 옵션 확보… 경영권 행사 주목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그룹이 미국 3위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의 지분 35%를 인수한다. 또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55%까지 늘릴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피아트그룹이 크라이슬러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기술 공유 및 피아트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정을 조만간 맺기로 했다.

피아트는 지분 35% 인수 대가로 현금을 건네는 대신 크라이슬러 미국 생산공장의 일부 라인을 소형차 생산라인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피아트는 또 크라이슬러에 엔진과 트랜스미션 기술 및 연료절감 기술 등을 전수할 예정이다.

외신은 양사가 제휴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판매지역을 다각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피아트는 지난해 250만 대를 팔았으나 유럽시장을 벗어나지 못했고 크라이슬러 역시 주로 북미 시장에서 200만 대를 팔았다.

양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지난해 900만 대 이상을 판 도요타 같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외신은 내다봤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은 “이번 제휴로 크라이슬러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갖게 됐다”면서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미국 정부로부터 4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으나 현재 거의 다 쓴 상태로 조만간 30억 달러의 추가지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크라이슬러는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지분 80.1%를 보유하고 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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