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엔 TV로 V리그 봐” 이나연의 인생역전

  • 동아일보

TV예능 출연하며 다시 배구공 잡아
흥국생명 러브콜 받고 코트로 복귀
적응기 마친뒤 2연승, 존재감 과시

“작년 겨울만 해도 남편과 집에서 TV로 V리그를 봤다. 팬으로 볼 땐 재미있었다. 경기가 없는 날이 심심할 정도였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베테랑 세터 이나연(33·사진)은 2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2025∼2026 V리그 3라운드 안방경기가 끝난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나연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3-0(25-19, 25-19, 26-24) 완승에 앞장섰다.

현대건설 소속이던 이나연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어 연봉 1억60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포기하고 코트를 떠났다. 이 시즌 현대건설은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나연은 팀이 치른 141세트 중 5세트에 출전했을 뿐이었다.

이후 “푹 쉬었다”는 이나연은 한 배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다시 배구공을 잡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필승 원더독스’ 주전 세터로 활약한 이나연은 이후 포항체육회의 입단 제의를 받아 실업배구 무대에서 뛰었다. 그러다 이고은(30)의 허리 부상 여파로 세터진에 구멍이 생긴 흥국생명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V리그에 복귀했다. 이나연은 “2023∼2024시즌에는 코트에 들어가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자신감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입단 후 적응기를 거친 이나연은 20일 안방 페퍼저축은행전부터 경기 내내 코트를 지키며 2연승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승점 28(9승 8패)을 기록하며 4위 GS칼텍스(승점 23)에 5점이 앞선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흥국생명에서 ‘팀 어드바이저’를 맡고 있는 김연경(37·은퇴)은 크리스마스이브 경기 시구자로 경기장을 찾았다. 이나연은 “감독님이라고 불러야 할지, 예전처럼 언니라고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며 웃었다.

한편 현대건설은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안방경기에서 3-2(25-20, 24-26, 14-25, 25-19, 15-12)로 승리했다. 7연승을 달린 2위 현대건설은 승점 36(12승 6패)을 쌓아 선두 한국도로공사(승점 37)를 1점 차로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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