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왕 받은 부담 떨치고… 올해 대상-최저타수상 2관왕 달성
“체력운동-퍼트연습 투자 효과 봐
산타에게 선물 받은 한 해 같아
KB금융 챔피언십 또 우승할 것”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한 해 같아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유현조(20)는 2025년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근 본보와 만난 유현조는 “지난해에 신인상을 받아서 올해를 시작하면서는 사실 부담이 컸다. 그런데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받아서 나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KLPGA투어 선수들 중엔 데뷔 시즌 맹활약한 후 이듬해 2년 차 징크스를 겪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2024년 1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유현조는 올해 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대상과 최저타수상 등 2관왕을 달성했다. 유현조는 “올해는 공식 연습일에 라운드를 하는 대신 체력 운동과 퍼트 연습에 시간을 투자한 게 좋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현조는 2024시즌엔 평균 퍼팅이 투어 선수 중 80위(30.62개)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62계단이나 수직 상승한 18위(29.74개)에 올랐다. 그린적중률(76.73%·9위)이 상위권인 유현조는 퍼팅까지 좋아지면서 타수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유현조는 “시즌을 앞둔 겨울훈련 때부터 그린 주변 웨지샷과 퍼트 등 ‘쇼트게임’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며 “지난해에 특히 롱퍼트가 잘되지 않아서 잃지 않아도 될 타수를 많이 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어떤 경우라도 파 세이브를 할 수 있게 10m 이상 롱퍼트 연습에 집중했다”고 했다.
유현조가 1년 내내 흘린 땀은 대상은 물론이고 최저타수상이란 선물로 돌아왔다. 유현조는 올 시즌 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60대 타수(69.94타)를 기록했다. 유현조는 “최저타수상은 평균적으로 가장 잘 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디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파 세이브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 내가 최저타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퍼트를 포함한 쇼트게임이 향상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현조의 앞길은 더 창창해 보인다. 유현조는 KLPGA투어 역사상 신인상을 받은 이듬해 대상을 받은 7번째 선수다. 신지애(37)와 김효주(30) 등 세계 여자 골프를 호령하는 대선수들이 지나간 길이다. 유현조는 “대상이 확정된 대회는 S-OIL 챔피언십이었다. 그런데 그 대회 최종일에 내가 1오버파를 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변에서 ‘대상 축하해’라고 하는데 별 감흥이 없었다”며 “그러다 문득 신지애 프로님이나 효주 언니 등 정말 큰 선수들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정말 영광스러운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각종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시즌을 보냈지만 유현조에게 만족은 없다. 유현조는 올해 29개 대회에 참가해 19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톱10 피니시율이 65.6%로 1위였지만 정작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단 한 번뿐이었다. 반면 톱10 피니시율(44.4%) 2위인 홍정민(23)은 세 번이나 우승했다. 유현조는 “올 시즌 우승이 나오기 전까지 준우승과 3위를 다섯 차례나 해 계속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며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다 보니까 오히려 시야가 좁아졌다. 최종일에 실력 발휘를 못해 우승을 많이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2026시즌 유현조의 목표는 단 하나, ‘다승왕’이다. 유현조는 “내년 이맘때쯤 다시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올 시즌 유일한 우승이자 타이틀 방어를 했던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나와 나이가 같다. 지난해 19세에 우승할 때 19회 대회였고, 스무 살인 올해 20회 대회였다. 내가 필드에 있는 동안 이 대회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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