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전략 총동원’ 신종 시가전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8분


하마스, 전투원도 민간복장-병원 지하에 워룸

이측, 팔 인에 위로전화하는 척하며 동태 파악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시가전이 본격화되면서 신종 전략, 전술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11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가장 큰 종합병원 지하에 전쟁상황실을 설치했고, 무장 전투원은 물론 경찰까지도 민간인 복장을 하도록 지시했다. 도로와 건물 곳곳에는 부비 트랩(함정 폭탄)과 폭발물을 설치했고 학교와 민간인, 사원 등에도 무기를 숨겼다. 건물 입구에는 마네킹을 세워 밤에 이스라엘 군이 마네킹을 적으로 오인해 접근, 발포하면 건물 전체가 폭발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관계자와 현장 취재 중인 이스라엘 기자 등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간인을 내세워 공격을 저지하는 동시에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정과 분노를 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것. 이스라엘 군도 최근 노획한 하마스의 군사작전지도에서 민간시설을 이용한 군사 전략이 일부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손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지도는 가자지구 북부 알아타트라 마을의 이슬람 사원, 주유소 같은 주요 시설물 위치와 함께 저격수 배치, 폭발물 매설 장소가 그려져 있다.

이스라엘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방탄조끼와 헬멧은 기본이고 폭약탐지견과 폭발물 처리반도 동원하고 있다. 위장 전화를 활용한 현장 정보수집 작전도 한다. 아랍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앞세워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전화를 건 뒤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는 척하면서 병력과 전투대비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보를 캐기 위해 팔레스타인 청년들을 붙잡아 놓기도 했다.

부비 트랩에 걸려들지 않도록 건물 정문 대신 측벽을 깨가면서 진입하고 훈련된 개를 앞세워 냄새로 폭발물 매설 여부를 확인한다. 뉴욕타임스는 “양측 모두 새로운 방식의 전투를 위한 각종 전략을 개발하고 있으며 서로가 재빠르게 이에 적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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