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L사장 버스 통근 찬사보도에 직원들 어리둥절

  • 입력 2008년 12월 17일 03시 06분


“미국에선 ‘감동’이라고? 일본에선 별거 아닌데….”

미국 자동차기업 ‘빅3’ 최고경영자(CEO)들은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의회에 가면서 전용비행기를 이용해 비난의 대상이 됐지만 일본항공(JAL)의 니시마쓰 하루카(西松遙·60) 사장은 버스 출퇴근 등 검약생활로 새삼 찬사를 받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계기가 된 것은 11월, CNN이 방송한 도쿄(東京)발 보도였다.

CNN은 니시마쓰 사장이 버스로 출근하고 구내식당에 줄을 서는 화면과 함께 지난해 자신의 연봉을 대폭 삭감한 사실을 소개하며 “세계 유수의 항공사 CEO로서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동년배 조기퇴직자들과 아픔을 나눠야 한다”는 본인의 말도 곁들였다.

방송이 나간 뒤 일본항공 본사에는 “감격했다” “미국 기업도 본받아야 한다” “그는 나의 새 영웅이다”라는 격려 메일이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서 쏟아져 들어왔다. CNN 동영상은 인터넷 곳곳에 퍼지고 있다. 이 중에는 17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이트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니시마쓰 사장은 “사원들과 아픔을 공유하는 건 당연한 얘기다. 이렇게 화제가 돼 어리둥절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일본항공 홍보부도 “일본 CEO에겐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화의 차이가 아니겠는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니시마쓰 사장은 일본항공의 경영이 악화되자 지난해 2월 대규모 인원삭감 계획을 포함한 경영재건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급여를 무려 60% 넘게 삭감해 연 960만 엔으로 낮췄다. 이는 일본항공 조종사의 절반 수준이고 부장급 연봉 중에서도 가장 낮은 액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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