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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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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폭동 도미노를 막아라.’
13일 모스크바 시내 그리스대사관 앞에 모인 러시아 좌파 청년단체 회원 8명은 “그리스 정부는 유혈진압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러시아 경찰 테러진압대(OMON)는 집회가 시작된 뒤 5분도 지나지 않아 시위자 전원을 연행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지금까지 다른 나라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청년 시위 대부분을 용인했던 OMON이 이날은 즉각 진압 작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리스 폭동 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이 같은 OMON의 태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이런 우려는 지난주 서유럽에서 시작됐다. 지난주 이탈리아 로마 시내 그리스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를 부수고 쓰레기통을 불태웠다. 프랑스 보르도의 그리스영사관 밖에서는 폭동을 경고하는 낙서와 함께 자동차가 불탔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청년들이 은행과 상점, 경찰서를 공격하기도 했다.
나아가 동유럽과 러시아 등 그리스 인근 국가에서도 청년실업, 빈부격차, 중소기업 자금난으로 그리스 폭동과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러시아 일간 모스크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석탄 철광 단지를 끼고 있는 러시아 일부 마을은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기업 도산으로 전체 주민이 동시에 실업자로 바뀌어 사회불안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13일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는 경찰관 3000여 명이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고 러시아 방송 에코모스크바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인근 국가들은 실업수당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함께 나름의 예방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분석했다.
또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은 매달 실업수당을 올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