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근? 그럼 결제화폐 바꾸자”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러-유럽 등 ‘자국화폐 이용’ 제안 잇따라… 중앙亞선 물물교환 등장

“달러가 모자라면 다른 화폐로 결제하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7일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주석을 맞아 양국 간 거래에서 루블화와 동화(베트남 화폐)로 결제하자는 제안을 했다. 베트남 측은 즉석에서 동의하진 않았지만 양국 화폐를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화 기근 사태가 벌어지자 러시아 유럽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는 달러가 아닌 다른 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자는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주 “중국 경제사절단을 만나 양국 기업 거래에서 위안화와 루블화를 동시에 사용하는 문제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최근 석 달 동안 루블화 가치가 21% 떨어진 러시아는 내년 이웃국가인 벨로루시에 2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할 때 유로화를 쓰기로 했다. 인도는 러시아에서 탱크 등 무기를 구입할 때 루피화나 루블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달러 기근 사태를 피하려는 각국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석유기업들은 외국에 원유를 팔기도 전에 달러화 차관을 먼저 유치하는 금융기법을 이용하고 있다. 신흥 경제국들은 해당국 화폐를 담보로 달러를 빌리는 ‘통화스와프’ 대상국에 넣어달라고 선진국에 요청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사회주의 당시 유행했던 바터거래(물물교환)도 등장하고 있다고 현지인들이 전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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