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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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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의 막판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보수성향이 강한 미국의 중산층 백인 유권자들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어느 정도 지지해줄 것인가에 있다. 비단 흑인이라는 인종적 요소뿐만 아니라 ‘가장 진보적인 상원의원’이라는 딱지, 그리고 테러리스트 출신 교수와의 친분설 등으로 도마에 오른 오바마 후보의 이념적 좌표를 중산층이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줄 것인지의 문제인 것이다. 대선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백인 유권자들을 주요 그룹별로 분류해 분석해 봤다.》
가톨릭계 “오바마는 낙태 찬성” 비판 속에도 앞서
베이비붐세대 여성층도 6%P차 오바마로 기울어
[베이비붐 세대 백인 여성]
현재 45∼64세 연령층인 베이비붐 세대 백인 여성은 미국 중산층 가정의 중심이다. 젊은 시절부터 여권 신장 운동 등의 세례를 많이 받은 세대이기도 하다.
2004년 대선 때 조지 W 부시 후보가 12%포인트 앞섰던 이 집단은 이번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6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TV 광고와 편지 보내기 등을 통해 특히 공을 들여온 유권자층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인 GFK 조사에 따르면 이 집단은 현재 오바마 후보 31%, 매케인 후보 25%로 오바마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45세 이상 백인 남성에서 매케인 후보가 6%포인트 앞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백인 여성 가운데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음’으로 분류된 유권자가 44%에 이른다. 흑인이나 히스패닉 여성 유권자층에 비해 아직 유동성이 강한 상태인 것이다.
[가톨릭 신자]
미국 가톨릭교계에선 오바마 후보의 낙태에 대한 견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덴버 시의 찰스 채펏 주교는 최근 “오바마는 과거 수십 년 내 주요 정당 후보 중 가장 철저한 낙태 옹호론자”라며 “가톨릭 신자의 오바마 후보 지지는 교회에 대한 불복종”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가톨릭 내에는 환경, 이라크전쟁 등을 이슈로 진보적 성향의 조직들이 2004년 이후 많이 생겨났고 이들은 오바마 후보의 낙태에 대한 입장을 전후 맥락 속에서 파악할 것을 동료 신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24일 발표된 뉴욕타임스-CBS 공동조사에선 백인 가톨릭 신자들에서 오바마 후보가 53% 대 36%로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2004년엔 부시 후보가 56% 대 43%로 크게 앞섰다.
[복음주의파]
2004년 부시 후보 당선의 견인차였던 백인 복음주의파의 지지율은 매케인 후보 63% 대 오바마 후보 25%로 매케인 후보 지지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현재 매케인 후보가 얻고 있는 지지율은 2004년에 부시 후보가 복음주의파에서 얻은 85%의 지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2004년엔 동성 결혼, 낙태 등의 도덕적 가치 문제가 쟁점이 돼 복음주의파 유권자들을 대거 투표장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선 이들 집단에서 이런 주제가 5대 선거 이슈에 포함되지 못했다.
[농촌 및 기타]
미국의 농촌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지역이었다. 하지만 ‘농촌전략센터(CRS)’가 10월 5∼2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46% 대 45%로 오바마 후보가 앞서는 기현상을 보였다. 한 달 전만 해도 농촌지역에서 매케인 후보가 10%포인트 우세를 보였다.
한편 소득 수준별로 보면 전체 백인 유권자 중 연소득 5만 달러 이상에선 49% 대 42%로 매케인 후보가, 5만 달러 미만에선 49% 대 40%로 오바마 후보가 앞서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