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구제금융’ 유럽까지 확산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포르티스은행에 대한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 금융 당국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 디디에 레인더르스 벨기에 재무장관, 필리프 디에르크스 포르티스 회장, 바우터르 보스 네덜란드 재무장관. 브뤼셀=EPA 연합뉴스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포르티스은행에 대한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한 금융 당국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 디디에 레인더르스 벨기에 재무장관, 필리프 디에르크스 포르티스 회장, 바우터르 보스 네덜란드 재무장관. 브뤼셀=EPA 연합뉴스
유럽중앙銀 1720억달러 특별대출… 英 모기지업체 B&B 국유화

베네룩스3국 포르티스銀에 19조원 투입… 獨 히포銀 파산서 구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유럽이 구제금융으로 급선회했다. 그동안 유럽은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또 은행 간 원활한 자금 이동을 위해 유럽 내 은행을 대상으로 38일간 1200억 유로(약 1720억 달러) 규모의 특별 대출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ECB는 29일 “특별 대출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 정부는 28일 역내 주요 은행인 포르티스에 112억 유로(약 19조 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포르티스 은행의 부분 국유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와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관계자가 긴급회동한 뒤 결정됐다. 포르티스가 지난해 인수한 ABN 암로 지분은 매각된다.

1800년대 출범한 포르티스는 벨기에 최대 은행으로 네덜란드에서도 2위 은행이다.

벨기에 정부는 또 주가가 30% 넘게 폭락한 덱시아 은행의 구제 절차에 착수했다. 벨기에와 프랑스가 합작 투자한 덱시아 은행 그룹은 지방정부 대출을 특화해 왔는데 주가가 올해 초보다 60.67% 폭락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어 왔다.

▽영국=영국 정부는 29일 주택시장 침체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모기지 회사 브래드퍼드 앤드 빙글리(B&B)를 국유화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B&B는 올해 들어 영국에서 노던록 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국유화된 금융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B&B의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양호한 것으로 꼽히는 저축 분야는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 그룹에 매각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이달 18일 핼리팩스은행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사 HBOS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여파로 로이즈 TSB 금융지주회사에 인수된 바 있다.

▽독일=독일 2위의 모기지 은행 히포 레알 에스타테는 29일 독일 정부의 개입으로 파산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 히포 레알 에스타테 은행은 막판에 은행 컨소시엄의 자금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구제됐다.

히포는 아일랜드와 합작 투자한 데프파가 금융 손실을 입으면서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독일에서는 올해 들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 투자했던 바이에른 LB, 베스트 LB 등 은행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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