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출국금지

  • 입력 2008년 8월 18일 02시 55분


대만검찰 “공금 횡령 - 해외 돈세탁 등 혐의”

전임 총통 첫 출금… 가택 - 사무실 압수수색

공금 횡령 및 해외 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사진) 전 대만 총통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핑궈(빈果)일보 등 대만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대만에서 전임 총통이 출국금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밀비용’ 유용 혐의로 천 전 총통을 조사 중인 검찰 특별조사팀은 16일 밤 천 전 총통에 대해 출국금지하는 한편 천 전 총통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총 5억 대만달러가 들어 있는 은행통장 4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 계좌는 각각 2000년과 2005년 개설된 것으로, 현금으로만 거래됐고 한번에 5000만 대만달러를 현금으로 입금한 기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출국금지와 압수수색은 천 전 총통이 14일 기자회견에서 ‘9억여 대만달러(약 300억 원)를 해외로 송금했다’고 인정한 후 이틀 만에 전격 진행됐다.

천 전 총통은 이날 “(해외 송금한) 돈은 타이베이(臺北) 시장 선거와 총통 선거를 치르고 남은 돈으로 총통 자리에서 물러난 뒤 공적인 활동 경비로 쓰기 위해 아내인 우수전(吳淑珍)이 해외로 송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진당은 즉각 당 기율위원회를 열어 천 전 총통 부부는 물론 천 전 총통의 아들 천즈중(陳致中) 씨와 며느리 황루이징(黃睿정) 씨 등의 당적도 박탈했다.

검찰은 또 천 전 총통의 돈세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우 씨의 오빠 우징마오(吳景茂) 씨에 대해서도 출국금지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지금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들어갔는지 진상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