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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3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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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2년 FARC가 자주 출몰하는 콜롬비아 남부 산빈센테에서 대선 유세 도중 납치됐다. 평소 베탕쿠르가 FARC를 맹비난해온 터라 정부 당국은 수차례 위험하다며 현지 유세를 말렸으나 뜻을 꺾지 못했다.
1961년 외교관인 아버지와 미스 콜롬비아 출신으로 하원의원을 지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출중한 미모와 유창한 언변을 갖춘 데다 부패 청산에 앞장서는 상징적 존재로 부각되면서 국내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납치된 뒤에도 그는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첫 남편과 이혼한 뒤 1990년 고국에 돌아온 베탕쿠르는 1994년 반부패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총선에 출마해 하원에 진출했다. 1998년에는 '녹색 산소당'을 창당해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두 차례나 암살 위기를 넘겼고 살해 협박을 피해 자녀를 해외로 피신시키기도 했다.
1996년과 2001년 콜롬비아와 프랑스에서 각각 출간한 자서전 '가슴에 솟는 분노(Rage in the Heart)'는 마약 카르텔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부패와 부정에 맞서는 '십자군 전사'라는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