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언변 겸비… 부정부패 청산앞장 ‘女전사’ 베탕쿠르

  • 입력 2008년 7월 3일 19시 51분


피랍 전과 후 모습왼쪽은 베탕쿠르 씨가 반군에게 납치되기 전인 2001년 3월 프랑스 파리 법원 앞에서 자서전 ‘가슴에 솟는 분노’를 들고 서 있는 모습. 오른쪽은 지난해 11월 반군에게 잡혀 있던 그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다. 콜롬비아=AFP 연합뉴스
피랍 전과 후 모습
왼쪽은 베탕쿠르 씨가 반군에게 납치되기 전인 2001년 3월 프랑스 파리 법원 앞에서 자서전 ‘가슴에 솟는 분노’를 들고 서 있는 모습. 오른쪽은 지난해 11월 반군에게 잡혀 있던 그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사진이다. 콜롬비아=AFP 연합뉴스
미국인 인질 3명도 풀려나콜롬비아 반군에게 납치됐다 구출된 베탕쿠르 씨가 2일 수도 보고타 인근의 카탐 군 기지 비행장에 도착한 뒤 함께 풀려난 미국인 인질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한 채 걸어가고 있다. 보고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인 인질 3명도 풀려나
콜롬비아 반군에게 납치됐다 구출된 베탕쿠르 씨가 2일 수도 보고타 인근의 카탐 군 기지 비행장에 도착한 뒤 함께 풀려난 미국인 인질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한 채 걸어가고 있다. 보고타=로이터 연합뉴스
2일 극적으로 구출된 잉그리드 베탕쿠르(46) 전 콜롬비아 대통령후보는 좌익 게릴라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납치한 인질 가운데 최고위직 인물이었다.

그는 2002년 FARC가 자주 출몰하는 콜롬비아 남부 산빈센테에서 대선 유세 도중 납치됐다. 평소 베탕쿠르가 FARC를 맹비난해온 터라 정부 당국은 수차례 위험하다며 현지 유세를 말렸으나 뜻을 꺾지 못했다.

1961년 외교관인 아버지와 미스 콜롬비아 출신으로 하원의원을 지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출중한 미모와 유창한 언변을 갖춘 데다 부패 청산에 앞장서는 상징적 존재로 부각되면서 국내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납치된 뒤에도 그는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 파리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프랑스 외교관과 결혼한 베탕쿠르는 프랑스 국적도 갖고 있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석방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첫 남편과 이혼한 뒤 1990년 고국에 돌아온 베탕쿠르는 1994년 반부패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총선에 출마해 하원에 진출했다. 1998년에는 '녹색 산소당'을 창당해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두 차례나 암살 위기를 넘겼고 살해 협박을 피해 자녀를 해외로 피신시키기도 했다.

1996년과 2001년 콜롬비아와 프랑스에서 각각 출간한 자서전 '가슴에 솟는 분노(Rage in the Heart)'는 마약 카르텔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부패와 부정에 맞서는 '십자군 전사'라는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콜롬비아 정부군에 붙잡힌 조직원들과 베탕쿠르의 맞교환을 요구해 온 FARC는 베탕쿠르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두 차례 공개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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