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화이티 비디오' 소문 무성…실제 여부 논란

  • 입력 2008년 6월 6일 20시 54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한 방에 보낼' 비디오가 있다."

미국 정가에서 11월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최근 그럴듯하게 떠도는 소문이다. 공화당 인사 몇몇이 이미 이 비디오를 확보했다는 전언도 곁들여진다.

이 소문을 확산시키는 측에서는 이를 '미셸 오바마의 화이티(whitey) 비디오'라고 부른다. '화이티'란 백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속어로서 '흰둥이'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인종주의적 느낌을 짙게 담고 있어 당연히 미국 내에서 금기시되는 표현이다.

미국의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소문 속의 비디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흑인 이슬람 단체인 이슬람 국가(Nation of Islam)의 지도자 루이스 패러칸이 오바마 후보가 다녔던 시카고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교회를 방문한다. 패러칸은 오바마 후보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씨와 나란히 서서 백인을 경멸하는 설교를 한다….'

한 공화당 관계자는 "문제의 비디오를 봤다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 이후 적절한 시점에 공개될 경우 선거결과를 좌우할 만한 파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이 비디오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가 오바마 후보의 낙마 가능성까지 기대하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실체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흑인인 오바마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나온 일종의 정치적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워싱턴=하태원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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