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印尼 ‘오바마 축제’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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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 이룬 고향의 영웅”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후보가 됐다는 소식에 그와 인연이 있는 지구 반대편 나라들이 들썩이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 친부의 고향인 케냐는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다. 오바마 의원의 친가가 있는 서부 대도시 키수무에서는 4일 사람들이 TV 앞에 몰려들어 그의 경선 승리 연설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이들은 ‘오바마 맥주’로 축배를 들면서 “오바마가 케냐에 학교와 병원을 지어주고 보육원을 도와줄 것이다” “오바마가 케냐의 빈곤을 없앨 것이다”라며 즐거워했다.

현지 언론도 이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영문 일간지 데일리네이션은 오바마 의원의 친부 버락 후세인 오바마 씨가 1959년 국비 유학생으로 미국에 유학한 사실을 언급하며 “케냐 유학생이 뿌린 씨앗이 백악관 입성을 꿈꾸는 정치인이 돼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의원의 할머니 세라 후세인 오바마 씨와 삼촌 사이드 오바마 씨는 “그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할머니 세라 씨는 오바마 의원의 할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이 아니어서 오바마 의원과는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없다. 하지만 오바마 의원은 할머니와 친척이 사는 코겔로 마을을 세 번 방문하고 세라 씨를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케냐 친척에게 깊은 애정을 보였다.

오바마 의원이 어린 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에서도 오바마 의원을 “고향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그의 승리를 축하하는 대화가 이어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6세 때 인도네시아 남성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자카르타에 가서 4년 동안 살았다.

초등학생 시절 오바마 의원의 짝꿍이었던 위디안토 헨드로 카효노 씨는 “그는 평범했지만 활동적이었고 땀을 뚝뚝 흘릴 때까지 공놀이를 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 학교 쿠와디얀토 교장은 “오바마 의원이 학교를 방문해 주면 양국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과 지명이 같은 일본 후쿠이(福井) 현 오바마(小濱) 시와 나가사키(長崎) 현 오바마 온천도 덩달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시는 오바마 후보 승리 기념행사를 열었고 오바마 온천은 각종 이벤트를 통한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고 5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특히 오바마 시 주민들이 조직한 훌라춤 모임 ‘오바마 걸스’는 7일부터 오바마 의원의 출신지인 하와이의 ‘훌라춤 축제’에 참가해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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