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도 I ♡ NY…뉴욕 젊은이들 극빈 생활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인터넷회사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피터 나데오(24) 씨는 최근 전동 이발기계를 샀다. 그는 이제 이발소에 가는 대신 거울을 보고 직접 머리를 깎는다.

점심은 근처 히스패닉계 식당에서 3.5달러짜리 싸구려 식사로 해결하는데 항상 늦게 먹는다. 보통 저녁은 굶는데 점심을 일찍 먹으면 한밤중에 허기가 엄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뉴욕의 비싼 물가 때문에 기본적인 욕구까지 희생하는 젊은 뉴요커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마케팅회사 프로젝트 매니저인 노아 드리스콜(25) 씨는 점심과 저녁을 직접 만든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점심은 샌드위치, 저녁은 구운 감자 2개다. 그는 “대학 때 융자받은 학자금을 갚느라 매달 400달러를 내면서 뉴욕에서 ‘인간처럼 살기’란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홍보회사에서 일하는 로라 웨르크하이저(26) 씨는 지난해 뉴욕에 와서 살기 시작하면서 금발로 염색하는 것을 포기했다. 뉴욕의 미장원 요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살인적인 물가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유의 매력 때문에 해마다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 뉴욕에 정착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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