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아바자치주 외국인관광객 2000여명 고립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9분



원촨縣 6만여명-취산진 6000여명 연락두절
학교시설 초토화… 싼샤댐 수압 지진유발설도


《중국 쓰촨(四川) 성 지진 발생 이틀째인 13일 중국 정부의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불과 석 달 앞둔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재난구조를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이틀째 구호 현장을 지휘하는 등 1976년 탕산(唐山) 대지진 이후의 최대 참사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

▽눈 덩이처럼 불어나는 지진 피해=신화통신에 따르면 쓰촨 성 리청윈(李成云) 부성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쓰촨 성 내 전체 1만2000여 명의 사망자 중
몐양(綿陽) 시에서만 739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몐주(綿竹) 시에서는 가옥과 학교 2곳이 무너져 수백 명이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다고 리 부성장은 밝혔다. 아바자치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2000여 명이 고립돼 있으며 관광객 37명이 매몰된 것이 확인됐다.

취산(曲山) 진은 약 2만 명의 주민들 가운데 시골 지역에 사는 6000여 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촨(汶川) 현의 산골 지역 주민 6만여 명도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왕빈(王斌) 원촨 현 당서기는 “지금까지 원촨 현 주민 57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다쳤다”면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 1만6000여 명을 구호 현장에 투입했으며 3만700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또 피해 복구 작업에 8억6000만 위안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소수민족 거주지 내진 설계 소홀로 피해 키워”=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쓰촨 성 일대가 지진 발생이 잦은 지역임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베이징,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에 비해 내진 설계 기준이 낮게 설정돼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쓰촨 성 건축물의 내진 강도 기준은 7로 베이징의 8보다 낮으며 이번 지진의 경우 9∼10 정도 돼야 건물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잡지는 이를 근거로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방의 건축물 내진 설계 문제를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학교 피해가 컸던 데 대해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공산당이 사용하는 건물은 엄격하게 내진 문제를 고려해 지었지만 학교 등 지역 주민을 위한 시설에는 부실공사가 횡행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충칭(重慶)의 한 시민(27)의 말을 인용해 “공무원들의 부패 때문에 학교는 부실공사투성이”라고 전했다.

베이촨(北川) 현 구시가지의 경우 건축물 가운데 80%가량이 무너지는 등 대부분의 지역이 초토화됐다. 쓰촨 성에서는 학교 10여 곳이 붕괴돼 학생 수천 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 성 지진 5년 전 예고됐다”=중국 국가지질국 지질학연구소의 천쒜중 선임연구원은 2002년 12월 발표한 논문에서 “수년 이내에 쓰촨 성에서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고 중국 차이나데일리가 13일 보도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800년 이후 쓰촨 성에서는 16년마다 대형 지진이 발생했으며 1900년 이후부터는 그 간격이 평균 11년으로 단축됐다는 것. 천 연구원은 당시 논문에서 △쓰촨 성 원촨 현은 룽먼(龍門) 산 지진벨트로 알려진 단층선 위에 있어 지진 위험이 크고 △쓰촨 성에서 26년간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한 차례도 일어나지 않은 만큼 2003년 이후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콩 신보는 13일 싼샤(三峽)댐 건설 당시 막대한 저수량과 강한 수압이 지표층에 변화를 가져와 인근 지역에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던 일부 전문가의 주장이 이번 강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진앙인 쓰촨 성 원촨과 후베이(湖北) 성 이창(宜昌)에 있는 싼샤댐 간 거리는 700km이다.

실제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6개의 대규모 댐 건설공사가 리히터 규모 6.0 이상의 강진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1967년 인도 코이나댐 완공 직후에는 폭우로 댐 내 수압이 높아져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해 약 200명이 사망하고 댐 일부도 파손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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