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록키처럼”…힐러리, 펜실베이니아 유세 마무리

  • 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10시 50분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대 체육관.

3시간 전부터 입장해 체육관을 가득 메운 2000여 명의 지지자가 “마담 프레지던트” “힐러리”를 연호하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이날 힐러리 후보는 남한 면적(9만9313km²)보다 큰 펜실베이니아 주(11만9251km²)를 완주하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오전 7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스크랜턴에서 유세를 시작해 서남부의 피츠버그와 중부에 있는 주도(州都) 해리스버그를 거쳐 필라델피아에 이르는 강행군이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미리 연단에 올라 있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와 포옹을 한 힐러리 후보는 “내일 새로운 미국 대통령을 선출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시작부터 기세를 올렸다.

힐러리 후보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퇴 압력을 의식한 듯 “나를 지지하는 모든 유권자가 경선 과정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 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에 힘을 주었다.

특히 그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우리가 할 수 있는가(How We Can)’”라며 미국의 변화를 위한 진정한 해결책을 내놓은 후보는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는 영화 ‘록키’의 주제가로 마무리됐다. 필라델피아를 주 무대로 촬영된 이 영화는 권투선수 록키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그려 수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연설을 지켜 본 앨리슨 브라운(36) 씨는 “지금까지 들어본 힐러리 후보의 연설 중 가장 절실하고 감동적이었다”며 “힐러리 후보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만큼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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