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부터 입장해 체육관을 가득 메운 2000여명 지지자들이 "마담 프레지던트" "힐러리"를 연호하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이날 힐러리 후보는 남한면적(9만9646㎢) 보다 큰 펜실베이지니아 주(11만9283㎢)를 완주하며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오전 7시 어린시절을 보냈던 스크랜턴에서 유세를 시작, 서남부의 피츠버그와 중부에 있는 주도(州都) 해리스버그를 거쳐 필라델피아에 이르는 강행군이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미리 연단에 올라있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와 포옹을 한 힐러리 후보는 "내일 새로운 미국의 대통령을 선출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시작부터 기세를 올렸다.
힐러리 후보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사퇴압력을 의식한 듯 "나를 지지하는 모든 유권자가 경선과정에서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에 힘을 주었다.
특히 그는 "오바마 후보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우리가 할 수 있는가(How We Can)'"라며 미국의 변화를 위한 진정한 해결책을 내놓은 후보는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는 영화 '록키'의 주제가로 마무리됐다. 필라델피아를 주 무대로 촬영된 이 영화는 권투선수 록키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그려 수많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설을 지켜 본 앨리슨 브라운(36) 씨는 "지금까지 들어본 힐러리 후보의 연설 중 가장 절실하고 감동적이었다"며 "힐러리 후보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만큼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해리스버그 등에서 유세를 가진 오바마 후보는 피츠버그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승리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접전이 될 것이며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