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폐암유발 유전자 찾았다”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똑같이 담배를 피우는데 왜 어떤 사람은 폐암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무사할까. 비밀은 유전자에 있다고 AP통신이 연구 논문을 인용해 3일 전했다.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시의 앤더슨 암센터 크리스토퍼 아모스 박사 등 3개 연구팀은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네이처 제네틱스’ 최신호에 각각 발표한 논문에서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하지만 흡연자 가운데 15%만이 실제로 폐암에 걸리는 것으로 집계돼 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진이 유럽계 백인 3만5000명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15번 염색체에 있는 3종의 니코틴 수용체의 유전자 변이형을 가진 사람은 담배에 쉽게 중독되고 끊기도 어려우며 폐암에 걸릴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양쪽으로부터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은 흡연자는 정상 유전자를 가진 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70∼80% 높고 흡연량도 하루 평균 2개비가 더 많았다. 부모 중 한쪽으로부터 변이유전자를 물려받은 흡연자는 정상 유전자를 보유한 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은 30% 높고 흡연량은 하루 평균 1개비가 많았다.

하지만 정상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도 담배를 피울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앞으로 아시아계와 아프리카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같은 분석을 할 계획”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폐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인자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