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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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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면담후 경색 풀기
지난해 9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뒤 중국과 마찰을 빚어온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5개월에 걸친 중국 정부의 압력을 못 이겨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메르켈 총리는 15일 저녁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최근 중국의 폭설 피해를 위로한 뒤 “독일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고 대만 명의로 유엔에 가입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반대하며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런민(人民)일보가 16일 보도했다.
독일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를 직접 초청해 면담한 뒤 중국 정부의 항의 속에서도 “달라이 라마가 원하는 것은 문화적인 독립이기 때문에 중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사과 요구를 일축해 온 그가 완전히 태도를 바꾼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달라이 라마 면담 후 중국이 정부 간 고위급 회담을 잇달아 취소하고 독일 재계에서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진전되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자 자세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싱다오환추왕(星島環球網)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독일과 중국의 장관급 인사가 상호 방문키로 합의했다”며 “지난해 9월 이후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다시 봄 시절로 바뀌었다”고 17일 보도했다.
독일 언론은 이날 “원 총리가 메르켈 총리에게 올가을 중국을 방문할 것을 제안하며 독일 고위 정치인이 직접 티베트에 가서 (현지 사정을) 체험해 볼 것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