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암살 전 ‘살인범 후보’ 3명 지목”

  • 입력 2007년 12월 30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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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암살 전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고위급 추종자 3명을 살인범 후보로 지목했었다고 영국일요신문 메일 온 선데이가 30일 보도했다.

부토 전 총리는 지난 9월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에게 보낸 비밀 이메일에서 귀국시 세 사람이 자신을 암살하려고 결심하고 있다며 그들을 제지하기 위해 파키스탄 정부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요청했다.

3인 중 1명은 공식적으로 부토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보기관 고위 간부로 파악됐다.

파키스탄 정보부(ISI)에서 일한 퇴역 군장교인 그는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를 가졌고 마약 밀매, 정치인 암살에도 연루된 인물이다.

그는 2개의 이슬람 테러집단을 이끌었고, 무샤라프 정권에 위협을 가하는 사람은 누구든 암살하기 위해 돈을 주고 청부살인범을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외교관으로 해외에 나가려고 했으나 주재국의 반대로 실패해 다른 고위 정보직에 기용됐다. 2002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대니얼 펄을 납치, 살해한 영국 태생 오마르 셰이크와도 관계를 가졌다.

두번째 인물은 파키스탄 정계에 잘 알려져 있고, 수십년 동안 부토 가문과 정적관계였던 집안과 관련된 인물이다.

이 인물의 친척 가운데 1명이 부토의 남동생 무르타자가 이끈 군사조직 알 줄피카르에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번째 인물은 부토 전 총리를 계속 비난해온 파키스탄 주(州)총리다. 그는 부토가 내달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인 타격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부토가 암살되기 몇 시간 전까지도 노골적으로 부토를 비난했다.

메일 온 선데이는 문제의 살인 용의자 3명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과 미국 정부는 파키스탄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파키스탄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데 부토가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부토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귀국을 지원했다.

그러나 부토의 이메일로 볼 때 영국 외무부가 부토의 안전을 위해 사전에 충분한 역할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메일 온 선데이는 지적했다.

부토 전 총리는 파키스탄 귀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밀리반드 장관을 만난 직후인 9월 밀리반드 장관에게 이 이메일을 보냈다. 부토 전 총리는 10월에 무샤라프 대통령 앞으로도 세 사람을 지목하는 편지를 보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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