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면 아이들 혼자 두지 마세요”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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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잠자는 아기… 공원서 놀고 있는 아이… 닥치는 대로 유괴

주중 한국대사관은 19일 중국에 상주하는 70만 교민과 연간 500만 명에 이르는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유아 유괴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 주의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사관은 주의사항에서 “최근 중국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어린아이를 유괴하여 돈을 요구하거나 나아가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빈발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예방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부모도 항상 유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사관은 또 유괴 예방을 위한 7가지 수칙도 소개했다.

수칙은 어린이들에게 모르는 사람이 주는 물건은 받지 말고 따라가지 않으며, 특히 ‘엄마가 데려오라고 한다’며 접근할 때는 따라가지 말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또 수상한 사람이 함께 가자고 하면 큰소리로 “싫어요”라고 외쳐 도움을 요청하고 낯선 사람이 유혹하면 “엄마에게 물어보고 올게요”라고 하며 달아나도록 했다. 수칙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혼자 있거나 혼자 집을 멀리 떠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대사관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주의사항을 올린 것은 중국에서 최근 영유아 유괴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중국에 오는 외국인들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어린이 유괴는 광둥(廣東) 윈난(雲南) 성 등 남부지역에서 최근에는 산둥(山東) 성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껴안고 달아나는가 하면 심지어 방 안에서 자는 영아를 몰래 ‘훔쳐’ 가기도 한다. 한적한 공원이나 강은 물론 주위에 사람이 많은 시장에서 유괴해 가는 등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괴범들은 보통 4∼8명이 납치 조, 운반 조, 판매 조로 역할을 분담해 어린아이들을 유괴하고 있다. 납치된 어린이는 대개 아이가 없는 가정에 적게는 수천 위안(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만 위안(수백만 원)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어린이 유괴는 대개 2세 이하의 영유아에 집중된다. 양육되는 어린이가 부모를 알아보기 전부터 키워야 양부모를 친부모로 여기기 때문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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