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34년새 70% 증가, 아시아 해안은 물에 잠길것”

  • 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8분


올해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17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총회를 열고 기후 변화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에 보고돼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후속 대책을 세우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IPCC는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채택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0.7도 상승했다고 밝히고 지구온난화가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에 의해 초래된 ‘인재(人災)’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의 배출량은 산업혁명 이래 33%가량 늘어났고 지금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65만 년 동안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는 1970년부터 2004년까지 70% 증가했다고 IPCC는 경고했다.

또 2100년 지구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1980∼1999년 수치와 비교해 볼 때 1.1∼6.4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해수면은 금세기 말에 최소 18cm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리카에서는 2020년까지 7500만∼2억5000만 명의 인구가 물 부족 현상에 직면하며 농작물 생산량이 일부 국가에선 절반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는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의 거대한 삼각주들이 범람하며 유럽에선 산악 빙하가 감소하고 광범위한 종(種)의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2050년에는 CO₂ 배출 규모를 2000년의 50∼65%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보고서 채택 후 기자회견에서 “온난화의 피해는 이미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것만큼이나 섬뜩하다”며 “미국과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미국과 중국을 직접 거명한 것은 두 국가의 CO₂ 배출량을 합치면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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