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살아있다]제4장 신해혁명과 민중 운동(상)

  • 입력 2007년 10월 28일 09시 22분


쑨 원(孫文)과 미야자키 도텐(宮崎滔天)이 나란히 걷고 있는 동상. “적성 우의(赤誠友誼)라는 제목 붙어 있다. = 난징(南京) 중국 근대사 유적지 박물관의 안뜰에서, 사토(佐藤) 촬영
쑨 원(孫文)과 미야자키 도텐(宮崎滔天)이 나란히 걷고 있는 동상. “적성 우의(赤誠友誼)라는 제목 붙어 있다. = 난징(南京) 중국 근대사 유적지 박물관의 안뜰에서, 사토(佐藤) 촬영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역사의 톱니바퀴가 크게 움직였다. 바로 중국의 신해혁명이다. 2 천년 이상 이어온 왕조 정권을 무너뜨리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화제 국가가 탄생하였다. 대부분의 지도자가 일본에서 공부를 했고, 일본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실은 일본과 관련이 깊은 혁명이었다. 한편, 일본의 육군 내부에서는 혁명의 혼란을 틈타 이 때부터 중국 동북부(구 만주)를 시야에 넣은 움직임이 시작된다.》

쑨 원(孫文)의 혁명은 도쿄에서 시작되었다

◆ 신해혁명 (辛亥革命)

1900년에 일어난 의화단 사건 후, 한족 지식층은 무력 혁명을 통해, 만주족이 세운 청 왕조를 타도하는 것이, 국가를 구제하는 길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졌다. 이러한 혁명 단체가 1905년 8월, 도쿄에서 “중국 동맹회”를 발족하고, 여러 차례 중국 각지에서 군사 행동을 시도했다. 1911년 10월 10일, 중국 동맹회의 영향 하에 있는 무창(武昌)의 군대 일부가 봉기하였다. 이것이 양쯔강(長江) 이남의 각지로 순식간에 확대되어, 혁명파는 난징(南京)에 임시 정부를 수립했다. 1912년 1월 1일, 쑨 원(孫文)을 임시 대총통으로 추대한 혁명 정부가 성립하였으며, 국호를 중화 민국이라고 정했다. 한편, 청조 측은 은퇴한 위안 스카이(袁世凱)를 기용하여 혁명군을 진압하려 했다. 그러나 위안 스카이(袁世凱)는 영국의 조정에 의한 평화를 획책하여, 2월 12일 청 왕조의 선통제(宣統帝)를 퇴위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3월 10일 위안 스카이(袁世凱)는 쑨 원(孫文) 대신 임시 대총통에 취임했다. 1911년은 음력으로 ‘신해(辛亥)년’에 해당되기에 이렇게 불린다.

베이징(北京)은 한 밤중부터 비가 내렸다.

전후 세대 첫 일본 수상이 갑자기 퇴진을 표명한 날 밤이다. 나는 천안문 가까이에 있는 호텔에 묵었다. 중국 중앙 TV에서, 일본의 후계 수상 후보에 대해 관심 있게 보도하는 것을 호텔 방에서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러면, 앞으로 중국과 일본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방송 마지막 무렵 사회자가 해설자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자, 한 학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 지금 일본인들은 대두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심리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만.”

심리적인 문제. 이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관계를 구축할 것인가라는 물음과 직결된다.

약 100년 전, 신해혁명 당시, 일본도 지금과는 다른 문맥이지만, 같은 물음을 안고 있었다. 그 당시의 일본인들은 어떠한 답을 찾아내려 했는가. 혁명과 관계가 깊은 일본인 2명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아시아가 구미 열강의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강국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미야자키 도텐(宮崎滔天)은 일생을 그렇게 굳게 믿고 혁명가 쑨 원(孫文)을 지지했다. 도텐(滔天)에게 있어 ‘중국 대륙에서의 이권’이라든지, ‘일본의 팽창’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쑨 원(孫文)을 지지한 일본인들 중에는 중국에서의 이권을 고집하여 이후 우익으로 불리는 국가주의자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도텐(滔天)은 달랐다.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도텐(滔天)에 대해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난징(南京)시에 있는 “난징 중국 근대사 유적지 박물관”에 가면 잘 알 수 있다. 신해혁명 후, 쑨 원(孫文)의 임시 대총통부로 사용된 건물에, 그의 집무실과 거실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쑨 원(孫文) 기념관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연간 200만 명을 넘는 관광객들이 대형 버스로 줄지어 온다.

薇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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