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대회 스타는 ‘기업가’…하이얼 회장 기자회견 성황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코멘트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최근 새롭게 당원으로 가입한 ‘양신(兩新) 대표’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양신 대표란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민영 기업가, 자영업자와 각종 전문직종의 대표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당 대표 가운데 양신 대표는 극히 적다. 17차 당 대회의 대표 2213명 가운데 민영 기업 대표 20명과 변호사 회계사 민간단체 대표 10명 등 30명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또 양신 계층 출신 당원도 6월 말 318만 명으로 전체 7336만 명의 4.3% 수준.

하지만 언론의 관심과 이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15일 오후부터 16일까지 언론에 개방된 분조(分組)토론에서 이들의 발언은 지방 성·시 당 서기의 발언보다도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 16일 오후 베이징(北京)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海爾) 회장의 기자회견엔 1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는 무엇보다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시장경제가 성숙하면서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의 기업 수는 876만1000개. 이 중 사영기업은 520만5000개로 전체의 59.4%에 이른다.

이들 사영기업 및 자영업자가 보유한 자산은 10조 위안(약 1조3316억 달러)이나 된다. 한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8874억 달러의 1.5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들이 내는 세금은 중국 전체 세수의 3분의 1에 이른다.

부호 역시 수두룩하다. 장쑤(江蘇) 성 대표인 선원룽(瀋文榮·61) 사강(沙鋼)그룹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집계한 부호 순위에서 47억4000만 위안(약 5791억 원)으로 중국 내 30위를 기록했다. 량원건(梁穩根·51) 싼이(三一)그룹 회장은 32억8500만 위안으로 59위를, 왕젠린(王健林·53) 다롄완다(大連万達) 그룹 회장은 25억 위안으로 91위를 차지했다.

중국 공산당은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당의 포용력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이들의 입당과 영향력 확대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개혁개방 초기에 체제를 흔들고 기존 집단의 ‘밥그릇’을 빼앗는 집단으로 멸시하던 것과는 딴판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