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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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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4일 메르켈 총리와 달라이 라마 회동 계획이 발표되자 즉각 미하엘 셰퍼 중국 주재 독일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달라이 라마는 최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한 인터뷰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되기 전에는 나를 만나 주지만 현직에 오르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나를 피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야당 시절 달라이 라마를 만난 바 있는 메르켈 총리는 현직에 올라서도 만남을 회피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표시이자 독일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앞서 올해 6월에는 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다음 달 17일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 미 의회가 수여하는 최고시민상(연방의회 금메달)을 받는다. 미 상하 양원은 지난해 달라이 라마에게 최고시민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으며 당시 중국 정부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 의회의 최고시민상 역대 수상자에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마틴 루서 킹 목사, 테레사 수녀 등이 포함돼 있다. 달라이 라마로서는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래 받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서방 국가의 이 같은 조치는 다음 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인권상황 개선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의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는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으나 한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에게 입국 비자조차 내 주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국가수반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더라도 최소한 입국은 허용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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