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자리 4년만에 감소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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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일자리 수가 4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 노동부가 7일 발표한 8월 비(非)농업부문 일자리 수는 전달에 비해 4000개가 줄었다.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2003년 8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10만 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 보건의료, 레저, 소매판매업 등에선 일자리가 늘었지만 건설업과 제조업, 운수업 등에서 일자리가 줄면서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 특히 주택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에선 일자리 2만2000개가 없어졌다.

고용시장이 약화되면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는 물론 기업 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월가에선 벌써부터 ‘경기침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전에도 ‘일자리 감소→경기침체’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문제는 고용시장이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최대의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7일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1만∼1만20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모기지업체 인디맥 뱅코프도 전체 직원의 10%인 1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악화되면서 월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5.25%인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제는 금리 인하 여부보다는 오히려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금리를 계속 인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까지 감소하면서 금리인하 전망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월가가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금리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의 찰스 플로서 총재는 8일 “FRB가 굳이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도 금융시장을 진정시킬 수단들을 갖고 있다”며 “FRB가 금융시장 불안 그 자체에 근거해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투자회사나 투자자 개인의 손실에 연연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를 조정하기에 앞서 앞으로 나올 경기 지표들과 여러 정보들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월가의 전망에 대한 경고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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