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독살 걱정에 측근만 요리사로”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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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 율법에는 엄격하지만 인간적이고 쾌활한 사람.”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도 측근의 눈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5년 동안 빈 라덴의 요리사이자 개인 심부름꾼으로 일했다는 아프가니스탄의 과일장수 아흐타르(65) 씨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전했다.

문맹인 데다 전문 요리사도 아니었던 아흐타르 씨가 빈 라덴 곁에 머물게 된 것은 음식에 독을 타지 않을까 염려한 빈 라덴이 ‘믿을 만한 평범한 사람’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빈 라덴이 양고기 카레와 스크램블드에그 같은 간단한 음식을 좋아했기 때문에 요리 실력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흐타르 씨에 따르면 빈 라덴은 파키스탄 국경 근처의 동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기도에 바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오후에는 추종자들에게 코란을 강의하기도 했다.

조직의 지도자였지만 수행원들과 한 방을 쓰는 소탈한 모습도 보였다. 하나뿐인 침대를 연장자인 아흐타르 씨에게 양보하기까지 했다.

아흐타르 씨는 “그는 고향인 사우디아라비아로 가기 전엔 늘 들떠 있었고 ‘나를 기다리는 마누라들과 실컷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짓궂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언제, 어떤 계기로 빈 라덴과 헤어지게 됐는지는 텔레그래프 기사에 나오지 않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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