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조기자 가족, 쌍둥이 중 막내만 처갓집 맡겨놓고 떠나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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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에 젖먹이 쌍둥이 하나만 놔두고 갔는데….”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에서 추락한 여객기에 탑승했던 KBS 조종옥(36) 기자의 아버지 조한기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대구 동구 신천동 Y아파트에 사는 아버지 조 씨는 “아직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 할 말이 없다. 아직도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며 말문을 닫았다.

조 기자 부부는 태어난 지 9개월 된 쌍둥이 아들 가운데 동생 윤하 군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3동의 처가에 맡겨두고 쌍둥이 중 형인 윤민 군과 여섯 살 난 큰아들 윤후 군만을 데리고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쌍둥이 막내손자를 데리고 있는 조 기자의 처가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조 기자의 처남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너무 당황스럽다. 부모님도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조 기자의 가족 3명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26일 오후 중국남방항공편으로 사고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조 기자의 회사 동료들은 “아직은 실종 상태라니까…”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8년 KBS에 입사한 조 기자는 현재 정치부 정당팀 소속으로 정기휴가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떠났다.

한편 KBS는 사고 직후 이일화 보도본부장을 중심으로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으며, 2개 취재팀을 25일 오후 현지로 급파했다. 또 26일 오전 1개 취재팀을 현지에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KBS 관계자는 “1997년 8월 KAL기 괌 추락 사고로 홍성현 당시 보도국장을 잃었는데 KBS로서는 기억하기 싫은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하다”며 “얼마 전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믿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부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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