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6월 21일 18시 3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일 본격적인 개혁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총선에서 새로 당선된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의 청사진을 밝힌 뒤 TV로 중계된 연설에서도 국민들에게 개혁을 약속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날 가장 강조한 점은 '열심히 일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
그는 "사회 경제 교육 재정 어느 분야건 정책을 정하는 데 있어 판단 기준은 단 한가지다. 일을 열심히 하는 데 대해 제대로 보상을 하는지, 아니면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지 여부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의 가치를 회복해야 하며 노동을 고무시키고, 존중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AP는 "프랑스 대통령은 '일하고, 일하고, 일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국민은 과거의 생각, 가치, 관습과의 단절에 동의했다"며 "행동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 청사진을 통해 임기 5년이 끝나는 2012년의 모습을 제시했다. 우선 2%대에 머물고 있는 성장률을 높이고, 거품이 가득한 공무원의 수를 줄이겠다고 했다. 근로자들은 더 일해서 더 버는 생활을 하고, 나태한 국립대학 시스템은 경쟁력 있는 체제로 바꾼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6일 소집되는 의회 특별회기에서 수많은 개혁 법안 처리를 강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날 발언은 특별회기를 앞두고 개혁 반대 세력에 던진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풀이됐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은 이미 불거지기 시작했다. 공공 교통수단은 파업 기간에도 최소한 수준에서 운행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노동부가 내놓자 프랑스노동총동맹(CGT)은 "기업가의 이해에만 맞춰주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장 마리 르펜 당수를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유럽연합(EU)의 이슈를 토의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르펜 당수가 극우주의자란 이유로 만나기를 거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르펜 당수가 엘리제궁에 초청 받은 것은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 사망 직후 알랭 포에르 임시 대통령 시절이던 1974년 이후 처음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어떤 이들은 내가 르펜을 만난 것에 놀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수백 만 명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