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베컴에게 했던 말로 호날두 설득”

  • 입력 2007년 6월 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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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말로 똑같은 효과를 거두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66) 감독이 지난해 독일 월드컵 직후 팀을 떠나려 했던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포르투갈)를 붙잡을 수 있었던 설득 내용을 밝혔다.

퍼거슨 감독은 7일 맨체스터의 자체 라디오 ‘키 103’에 출연해 “호날두에게 예전에 데이비드 베컴이나 에릭 칸토나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해줬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2006년 독일 월드컵 8강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팀 동료 웨인 루니(22)의 파울을 주심에게 일러바쳐 퇴장시켰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팬들의 집중 비난에 시달렸다. 이후 호날두는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결국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의 절친한 친구들을 호날두에게 보내 위로하는 한편 자신이 직접 호날두의 조국인 포르투갈로 찾아가 설득했다.

퍼거슨 감독은 “팬들은 단지 야유만 할 뿐이다. 누구도 물리적인 위협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잉글랜드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을 호날두에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퍼거슨 감독의 설득으로 맨체스터에 남은 호날두는 팀의 2006∼2007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주역이 되며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젊은 선수상’을 휩쓸었다.

다혈질로 유명한 퍼거슨 감독이지만 신뢰하는 선수에게는 큰 믿음을 준다. 그는 1995년 관중을 발로 찬 프랑스 출신 칸토나가 9개월 출전금지의 중징계를 받고 팀을 떠나려 했는데도 오토바이를 타고 그를 찾아다닌 끝에 2시즌을 더 머물게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반칙으로 퇴장당한 뒤 비난을 받았던 베컴도 감싸 안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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