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50주년, 유럽통합 방해했던 각국 정상들

  • 입력 2007년 3월 20일 19시 13분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지난 50년간의 유럽 통합 과정은 각국의 협력 아래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6개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에서 출발해 27개국의 회원국이 손을 맞잡기까지 유럽연합은 산고를 겪었다. 가장 큰 원인은 통합을 주도했던 국가 정상들의 의견 차이였다고 19일 BBC가 전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전후 유럽을 비관적으로 평가하며 통합 논의를 폄훼했다. 그는 "유럽은 쓰레기 더미에 납골당이며 페스트와 증오의 산실"이라고 혹평했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가 출범한 뒤 1965년에는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농업 보조금 문제에 이견을 보이며 "프랑스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프랑스는 빠지겠다"고 위협했다. 드골 대통령은 끝내 주장을 관철시켰고 그 뒤 자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회원국 공동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유지했다. 드골 대통령은 나아가 "영국은 미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것"이라며 영국의 가입을 줄곧 막았다. 영국은 1973년에야 유럽공동체(EC)에 가입했다.

1990년에는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대륙 국가들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EC를 갈등으로 몰아넣었다. 이 갈등은 대처 총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총리직에서 물러남으로써 해소됐다.

국경은 사라졌지만 EU 회원국 사이의 반목은 여전하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또 다시 유럽 국가들 사이의 해묵은 분열을 노출시켰다. 대서양 양안 관계를 중시하는 친미 성향의 국가들과 프랑스, 독일이 주축이 된 반미 성향 국가들 사이에 이라크 문제 해결 방안은 크게 엇갈렸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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