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리가 인권탄압? 美는 범죄소굴!”

  • 입력 2007년 3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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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이 인권보고서를 놓고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미 국무부가 6일 ‘2006년도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인권탄압국으로 지목하자 중국은 8일 1만3300여 자에 이르는 장문의 ‘2006년 미국의 인권기록’을 통해 미국이야말로 남의 나라 인권을 거론할 처지가 아니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 보고서는 중국의 인권 실태에 대해 “2006년 중국에서는 감시와 학대 구금,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작가 인권변호사 투옥 등의 사례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중국을 최악의 인터넷 자유 침해국이라고 비난했으며 종교단체나 위구르족, 티베트족 등 소수민족의 탄압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은 8일 펴낸 보고서에서 “2005년 말 현재 미국의 수감자는 220만 명에 이르고 가석방 인원을 포함하면 700만 명을 넘는다”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감자”라고 주장했다. 또 “2005년 현재 미국은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사람이 60만 명에 이르고 3480만 명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인 8명 중 1명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1000명 중 1명은 성폭행, 3명은 강도를 당하며 1명은 상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일으킨 뒤 이라크인 65만5000명이 사망했다”며 “미국 해병대는 2005년 11월 19일 가택수색 과정에서 이라크 민간인 24명을 도살했다”고 맹비난했다.

공방을 벌이는 양국이 인권 침해를 바라보는 시각은 판이하다.

미국은 개인의 자유 박탈에 중점을 두는 반면 중국은 빈곤과 범죄 등 불평등과 치안 불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치안과 사회적 평등에서 중국 역시 좋은 상태는 아니다. 2005년 말 현재 중국의 수감자는 156만5711명. 중국 정부가 정한 연간 절대빈곤선(693위안·약 90달러) 이하의 수입으로 먹고사는 인구도 무려 2148만 명에 이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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